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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일기장

엄마랑 문자주고 받기

신촌에서 학교 행사가 있어서
틈을 타서 어제 그제 집에 갔는데
엄마가 갑자기 문자보내는 것 좀 알려달라고 하셨다.
평소엔 가르쳐 준다고 해도 싫다고 하시더니..쩝..

사실 얼마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집에 전화기가 바뀌면서 시작되었다.
한국통신에서 서비스로 새 무선전화기를 사용해보라고 했고
그 전화기는 핸드폰처럼 문자메시지가 가능한 것이었다.

평소 핸드폰을 잘 켜지도 않는 우리 엄마는..
동년배의 다른 아주머니들이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걸 볼 때마다
'급하면 전화하면 되는 걸..보이지도 않는
버튼 힘들게 누를 필요가 어디있냐'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핸드폰에 비해 매우 큰(?) 버튼을 보더니 자신감이 생기셨나보다.

주중엔 나보다 누나랑 있을 시간이 많을텐데
워낙 엄마랑 누나 사이에는 찬바람이 심해서... 쩝....
그리하여 그제 밤에 문자보내는 법을 알려드렸다..

다행히 익히기 편한 애니콜식 천지인 조합형이라
빨리 이해하시는 듯하더니
쌍자음 ㄲ,ㅌ,ㄸ,ㅃ,ㅆ,ㅉ 과 거센소리 ㅋ,ㅌ,ㅍ,ㅊ에서 헷갈리시나보다.

누구한테 그렇게 메세지를 보내고 싶으셨는지
안경을 챙겨 쓰시고 전화기 버튼을 꼭꼭 누르시는 엄마를 보니까...
이상하게 마음이 울컹거렸다..

문자 그까짓 거..보낼 수 있고 없고가 무슨 차이겠는가..
다만 엄마한테는 그런 사소한 여유조차 없었다는 것이 속상했다.
사실 엄마는 그동안 우리를 "먹여살리기"에 너무 바쁘셨던 것이다.

한참을 연습하시더니 던지시는 한말씀..
"아유 어려워.. 그래도 이거 하면 나중에 치매는 안걸리겠다.."
허걱.. .

그리고 어제 저녁에 책 반납하러 근처 도서관에 있던 아들에게
엄마는 스스로 감격스럽게 첫번째 문자를 날리(?)셨다..
주변의 몇명이 알다시피 ..
평소 웬만큼 급한 일 아니고서는 문자오면 대충 씹는 나쁜 습관이 있는 난...
너무 감격스러워서.. 답문을 안보낼 수 없었다..
점심 학교에서 먹었고 저녁에 교회 잠깐 들렀다 간다고..
엄마 너무 잘하고 있다고 했더니.. 다시 온 엄마의 메시지..
이제 연습하실 겸 .. 아들이랑 대화도 하실 겸
밤마다 하루에 하나씩 보내시겠답니다..^^*